글_양영희 모임지기

강제동 마을모임을 시작하면서…..

저는 한 달에 한번 한살림 매장을 방문하여 항상 똑같은 물품만 구입하는 무늬만 9년차인 조합원입니다. 새내기조합원 모임 때 들었던 출자금 제도, 유기농과 무농약의 구별, 한살림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정확히 설명조차 못하는 그런 무늬만 9년차입니다.

그런 제게 공급실무자님께서 어느 날 물어보셨습니다.

“강제동에 사는 조합원님들끼리 마을 모임을 하려하는데 참석하시겠어요?”

“네! 너무 좋아요!”

아무런 고민 없이 내 입에서 참석하겠다는 답이 나왔습니다. 평소 일을 결정할 때 걱정 근심이 많았던 나에게는 정말 빨랐던 대답이었습니다. 그만큼 한살림 9년차가 아닌 새내기 조합원처럼 다시 한살림을 마주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.

마을 모임을 하는 날 어떤 조합원분들을 만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장소를 제공해주신 조합원님 집에 방문을 하였습니다.

저보다 살림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습니다. 앞으로 살림에 대해, 인생에 대해 궁금한 것을 많이 나눌 수 있겠다는 첫인상을 받았습니다.

서로 소개하고 다른 마을 모임에 대한 얘기도 들은 뒤 다큐영화 <유전자 룰렛>을 보았습니다. GMO는 ‘안 좋은 것이다’라는 정도만 알고 있던 내게 그 영상은 며칠 전 아이들에게 먹였던 옥수수가 생각나게 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기게 하였습니다. 아이들을 위해 앞으로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.

이후 조합원님께서 차려주신 맛있는 점심도 먹고 다음 모임을 기약하고 첫모임을 마쳤습니다.

모임 후 집으로 돌아와서 잠시 동안 내 머릿속이 불편해졌습니다. ‘집 앞 슈퍼를 가는 나를 다른 조합원님께서 보면 어쩌지? 다른 조합원님들은 모두 한살림 물품을 쓰시겠지? 내 부엌살림의 모두를 당장 한살림으로 바로 바꾸어 하는 것인가?’ 필요 없는 고민을 한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생각들로 물건을 사러 집 앞 슈퍼에도 가는 것이 자신에게 눈치가 보였습니다. 그러나 곧 이것이 필요 없는 고민이 아닌 ‘이제부터 먹을거리를 구입할 때 신중해야겠다.’ 라는 다짐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.

첫 모임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. ‘변화는 내 마음이 느낀 후에 일어나는 것이다. 그리고 사소한 것 하나부터 변화하는 것도 의미 있는 것이다. 또 한 가지,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 되는 것이다.’

이제부터 우리 강제동 조합원님들을 감히 괴롭힐 것 같습니다. 저는 새내기조합원만 9년차이니까요~~ ^^